日 반대·방해공작에도 美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준비작업 마무리

日 반대·방해공작에도 美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준비작업 마무리


日 반대·방해공작 속 기림비 디자인·문구 최종 확정
샌프란시스코시 “기림비 문구는 사실에 근거” 답신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인 스퀘어 파크에 올해 말 들어설 위안부 기림비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면서 기림비 설립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시는 일본 오사카시의 기림비 설립 중단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은 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시 예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림비와 함께 설치될 동판 설명문을 만장일치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기림비 동판에 새겨질 문구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과 소녀 수십만 명이 이른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서술된다.

기림비에는 또 “전쟁 과정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자행된 성폭력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내용도 포함해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과 촉구를 은연중 드러냈다.

아울러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고통의 역사가 잊힐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는 위안부 할머니의 유언도 담았다.

이번 문구는 위안부정의연대(CWJC)에서 초안을 잡고 시각예술소위원회와 공동 작업을 거쳐 나온 최종안을 지난달 18일 시각예술소위원회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기림비 문구는 예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본의 반발과 방해공작이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 본토에서 ‘반대 편지 보내기’ 운동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시 예술위원회에 기림비 반대 편지 200여 통이 전달됐다고 김 국장은 전했다.

특히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일본 오사카 시장은 지난 1일 기림비 건립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자매도시인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요시무라 시장은 서한에서 “이는 위안부 관련 한일합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비록 민간단체가 진행하는 일이지만 두 도시 간 교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시는 지난 3일자 에드윈 리 시장 명의의 답신에서 “비문 문구는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인신매매 문제를 계몽한다는) 진짜 목적을 전하고 있다”고 밝힌 뒤 시 기관이 판단했음을 설명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오사카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시는 답신에서 “수십만명의 여성들이 위안부가 됐다는 등의 비문 내용은 시 의회가 2015년에 만장일치로 소녀상 설치를 지지한 결의문에서 인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한, 오사카시에 대해선 “전향적 자매도시 관계의 유지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시민에 의해 뽑힌 시장으로서 지역사회에 응할 책무가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기림비 디자인으로는 영국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 카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의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 선정됐다.

이 기림비는 세 명의 어린 소녀들이 서로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할머니가 바라다보는 형상이다.

기림비 건설은 총 40만 달러(약 4억7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0만 달러는 캘리포니아 북부 한인 단체들이 기금을 모아 출연했다.

[연합뉴스/로스앤젤레스·도쿄 김종우 김정선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