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재외국민 투표’, 가능해졌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 선거 준비로 분주한 LA총영사관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인용 결정이 날 경우, 재외국민도 조기 대선에서 투표권를 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공직선거법 (2009년 2월 개정) 부칙은 대통령 궐위에 따른 선거 또는 재선거시 재외선거는 2018년 1월 1일 이후부터 적용한다고 되어 있어서, 올해 안에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재외선거는 실시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 부칙을 삭제했다.

아직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각 해외공관이 공개적으로 선거참여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는 하고 있지 않으나, 선거관리를 위한 내부적인 준비는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

탄핵과 관계없이 제19대 대선은 2017년 12월 20일에 실시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각 해외공관의 준비는 이미 올 초부터 시작되었다. 선관위는 재외선거관이 상주하는 공관 외의 지역에 단기선거관리관을 2월 초 파견 배치한데 이어, 2월 중순에는 전세계 169개 해외공관에서 시스템 점검 차원의 모의 재외선거 투표 훈련을 실시하였다.

로스앤젤레스 총 영사관 윤재수 선거관은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선거준비 기간이 예정된 선거에 비해 2/3 정도로 줄어드는데 따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유권자 등록, 투표 관련 장비 점검 등 선거관계 업무 준비가 매우 촉박한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재외선거에는 두 종류의 선거권자가 있다. 하나는 국내 주민등록이 없는 선거권자로 재외선거인이며, 다른 하나는 국내 주민등록이 있는 국외부재자이다. 재외선거인은 작년 2월 이후 상시 선거인 등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서 이미 등록한 사람은 따로 선거기간 내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국외부재자는 조기선거일정이 나온 후 선거인 등록 기간에 등록을 해야 한다.”
▲  재외선거는 주민등록 혹은 거소신고가 된 선거인과 그렇지 않은 선거인으로 나뉜다.
▲ 재외선거는 주민등록 혹은 거소신고가 된 선거인과 그렇지 않은 선거인으로 나뉜다.

윤 선거관은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촉박한 재외선거 일정도 부담이지만, 탄핵정국의 후유증이 재외선거에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외선거가 치러진 지난 세 번의 선거를 보면 18대 대통령 선거인 등록률과 투표율이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매우 높았다. 그만큼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인데, 지난 몇 달 동안 탄핵을 지지하는 교민과 반대하는 교민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해왔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특히 교민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우려되는 점은 탄핵심판이 결정된 이후, 그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측의 불법선거이다. 현행 법상, 재외선거의 경우 집회나 인쇄물을 통한 선거운동은 불법이며, 선거권자가 아닌 미국 시민권자의 선거운동도 불법이다”라고 덧붙였다.

18대 대선 때 로스앤젤레스 지역 약 20만 명의 추정 선거권자 중, 재외선거인이 8만 여 명, 국외부재자 11만 명이었으며, 이중 약 5%인 1만 여명이 선거인 등록을 하여 80%의 투표율을 보였다. 선거인 등록은 국외부재자가 재외선거인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전체 재외선거 통계를 보면, 재외선거 투표수는 전체의 4%에 불과한 110만이었으나 투표율은 전체 선거에 비해 10% 이상 높았다. 특이한 점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51%의 득표율로 48%를 얻은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되었으나, 재외선거의 결과는 이와는 반대였다는 것이다. 재외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52%를 득표했다.

지난 선거에서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이었던 이내운(62)씨는 이번 19대 조기대선에 재외국민도 대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중요한 것은 많은 유권자가 흐트러진 대한민국을 바르게 세워나가는 사명을 가지고 대선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2016년 제 20대 국회의원선거를 위해 LA 총 영사관에 설치된 재외선거 투표소
▲ 2016년 제 20대 국회의원선거를 위해 LA 총 영사관에 설치된 재외선거 투표소

[오마이뉴스 이철호(yiche) 기자]
조기대선 ‘재외국민 투표’,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