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득 할머니가 우셨다, 일본 돈 1억 돌려주라고 해”

▲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고성시민모임 송도자 대표가 18일 오전 경남도의화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김복득 할머니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송도자 대표, 화해치유재단 맹비난 … “조카 명의로 받은 돈 돌려주기로”

화해·치유재단(아래 재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김복득(100) 할머니의 사례를 들며 “재단은 더 이상 피해자한테 돈 지급 강요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재단 해체를 촉구했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12·28 ‘위안부 한일합의’에 따라, 2016년 7월 여성가족부 소관으로 설립된 재단이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10억엔(100억원)을 출연했고, 재단은 이 돈으로 피해자(생존)한테 1억 원씩 지급해 오고 있다.

재단은 피해자가 생존해 있지 않을 경우 부모형제한테만 이 돈을 주고 있다.

재단이 김복득 할머니한테 본인도 모르게 통장으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 원을 지급했던 사실이 탄로 났다. 그러자 김복득 할머니는 돈을 돌려주라고 했다.

통영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복득 할머니는 20일 오전 송도자 대표와 조카 부부 등이 있는 자리에서 “돈을 돌려주라”고 했다.

송도자 “어머니께서 우셨다, 고통스럽다”

▲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고성시민모임 송도자 대표가 18일 오전 경남도의화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김복득 할머니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고성시민모임 송도자 대표가 18일 오전 경남도의화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김복득 할머니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송도자 대표는 21일 전화통화에서 “어머니(김복득)께서 우셨다. 우시는 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일련의 이런 상황을 보니 고통스럽다. 이런 상황은 결국 정부나 재단이 만든 것”이라 말했다.

송 대표는 “어제 어머니께서는 또렷하게,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돈을 재단에 돌려주라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김복득 할머니 조카는 재단에 절차를 밟아 돈을 돌려줄 예정이다. 송 대표는 “당장 돈을 돌려주었으면 하지만, 반환 문서도 작성해야 하는 것 같다”며 “조카가 재단과 절차를 밟아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복득 할머니는 12·28 위안부 한일합의에 반대해 왔다. 할머니는 헌법재판소에 ’12·28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소송’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배상소송에 원고로 참여하고 있다.

송 대표는 김복득 할머니 사례를 보면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아시아여성기금)을 빗대어 설명했다. 일본 무라야마 내각이 1995년 설립한 법인으로,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아시아여성기금’을 모았던 것이다.

당시 일본은 ‘아시아여성기금’이란 이름으로 우리나라와 대만, 필리핀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총리 편지와 함께 전달하려 했다. 이 기금은 2007년 해산되었고,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다.

송도자 대표는 “일본이 브로커를 내세워 피해자를 찾아다니며 아시아여성기금을 전달했다. 그 때 피해자를 돕는 여러 단체들이 있었는데 그 기금에 반대했고, 결과적으로 이간질 시키는 일도 벌어졌다”며 “이번에는 우리 정부와 재단에 의해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이 돈으로 피해자와 가족, 단체 사이에 갈등을 주고 있다. 너무나 힘들고 참을 수 없다. 정부가 재단을 앞세워 이런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과연 국가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정부가 갈등을 유발시켜 가면서 피해자가 피눈물을 흘리도록 해야 할 것이냐”라고 했다.

송도자 대표는 “재단은 현재 시국 상황에서 더 이상 피해자한테 돈 지급 강요를 중단해야 한다. 모든 업무를 그만 두고 스스로 해체하는 게 맞다”며 “피해자의 피맺힌 목소리를 가슴으로 받아들인다면 감히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 강조했다.

민주당, 국민의당 ‘재단 처사에 분노’

정치권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때, 두 달 전 화해치유재단 관계자가 중국에 있는 피해자한테 배상금을 전한 것과 관련해 “할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기는커녕 병환 중인 어르신께 굴욕적 합의의 결과를 강요한 이 정부와 재단의 처사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화해치유재단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당사자도 모르게 대리수령 하도록 시켰다”고 했다.

신 의원은 “정부는 국민과 할머니들이 수용하지 않는 위안부 합의 이행을 즉각 중단하고 하루 속히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라”고 했다.

국민의당 김삼화 대변인은 지난 19일 김복득 할머니의 사례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하물며 인감증명서를 대리발급 받을 때도 위임장이 필요한데, 일본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국가 간 합의를 하면서 피해자들의 동의도 없이 합의를 하였다는 것은 12·28 합의가 무효임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무엇 때문에 일본의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려 하는가. 10억엔에 대한 재단의 집행과정을 보면 정부가 반역의 역사를 쓰려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정부는 10억엔 강제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12·28 위안부 합의 무효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