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박차순 할머니 별세…정부, ‘재단 위로금 수용’ 보도자료 물의

18일 사망한 '위안부' 피해 박차순(95) 할머니ⓒKBS 캡쳐

중국에 거주하던 ‘위안부’ 피해자 박차순(95) 할머니가 후베이성 샤오간시 자택에서 18일 별세했다.

박 할머니는 지난 2015년부터 척추협착증, 결장염, 뇌경색 등으로 건강이 악화됐으며, 이날 오전 7시30분께(현지시간) 노환으로 사망했다.

192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18세에 고향을 떠났고, 해방 전까지 중국 후난성, 난징, 한커우, 우창 등의 위안소에서 고초를 겪었다. 1945년 8월 위안소를 도망쳐 나온 박 할머니는 ‘위안부 생활이 부끄럽다’는 생각에 중국에 정착, 평생을 살아왔다.

박 할머니의 사망으로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 피해자는 39명으로 줄었다.

한편, 여가부는 박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에 ‘박 할머니는 생전 화해치유재단 사업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현금지급이 완료되었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한국 정부는 지난해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 엔(108억 원)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생존 피해자에게 1억 원, 사망 피해자 유족 등에겐 2천만 원을 지급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가 담기지 않은 합의를 인정할 수 없고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을 받을 수도 없다”는 저항에 부딪혔다. 게다가 최근 재단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1억 원을 강제 지급했다는 내용이 폭로돼 여론이 악화됐는데, 이를 만회하고 합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할머니의 현금 수용 사실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위안부’ 피해자들이나 유족 등이 합의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현금 수용 여부 공개를 꺼린다는 점에서도 여가부의 언급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최근 폭로된 ‘강제 지급’ 사실에 비춰보면, 박 할머니가 자신의 의사로 수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지난달 박숙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기자들이 재단 출연금을 받았는지 문의를 해 이번 보도자료에서 서술했을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민중의소리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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